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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홍성태 목사 이메일 hyerinoj@daum.net
작성일 2020.03.31 조회수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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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혜가 족해야 욕심을 내려놓습니다
2020년 3월 31일 화요일 생명의 삶 묵상 [신명기 3:23-29]

오늘 본문에는 모세가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와 그것을 거절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기록이 등장합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간구한 것은 '나로 아름다운 땅에 들어가게 해주세요.'였고, 하나님은 '안될 뿐 아니라, 다시는 그것을 나에게 간구하지 말라. 대신 눈으로 보게는 해주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하나님이 너무 하시네. 모세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에게 그렇게 엄하게 대하시는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므리바"라는 곳에서 하나님이 주신 명령대로 하지 않고, 자기의 영광을 구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반석을 명해서 물이 나오도록 만들고, 백성들에게 물을 먹여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라고 명령하셨는데, 모세는 자기의 혈기로 말미암아, 마치 그 물을 자기가 주는 것처럼 소리를 지르며, 반석을 아주 세게, 지팡이로 내리쳤습니다. "내가 이 반석을 통해 너희들에게 물을 주랴?" (출애굽기 17장, 민수기 20장 참고)

안타깝지만, 아무리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하여 보던 모세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넘어서는 것은 아주 큰 죄가 되어서, 이미 그때부터 하나님은 그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모세도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그것에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하나님이 요단 동편 민족들의 땅을, 하나님이 장수가 되어서 직접 정복해, 백성들에게 주시는 것을 보니, 마음에 가만히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이런 기도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하나님, 저도 좀 그 땅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하나님은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네 은혜가 너에게 족하다. 너는 너의 종 여호수아를 다음 지도자로 준비 시켜라. 너의 역할은 여기까지이다. 다시는 이것을 가지고 나에게 기도하지 말아라" 만약에 내가 모세였다면, 아무리 하나님이 다시는 구하지 말라고 하셨어도, 바지 가랑이라도 붙드는 심정으로 다시 기도했을 것입니다. 울며불며, 며칠 금식이라도 해볼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렇게 하지 않고, 산위에 올라갑니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욕심을 내려놓으려면, 이미 받은 것이 얼마나 큰 가를 알아야 하는구나." 이미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더 이상 간구하지 않고, 산 위에 올라가서 아름다운 땅을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왜 아쉽지 않겠습니까? 죽는 순간까지 가장 한스러운 때가, 므리바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침범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간 것으로 만족하고, 그 백성을 인도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면서 그의 생을 마감합니다.

아쉽고, 화가 나고, 욕심이 드는 순간에 모세의 모습을 떠올려야겠습니다. '나는 이미 받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 질문을 나에게 던져야겠습니다. 그것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완전히 젖어서, 만족을 누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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